"폐기 직전인데 인기 폭발"…'파격 할인'에 난리 난 제품들

입력 2024-04-04 09:47   수정 2024-04-04 13:18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할인가에 풀린 소비기한 임박 상품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편의점에서는 마감 할인 먹거리 판매량이 세달 사이 6.7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가 지난해 11월 시작한 '마감 할인'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등록된 마감 할인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12월보다 6.7배 증가했다.

마감 할인은 GS25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동네GS'에서 소비기한이 임박한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등 '프레쉬푸드' 상품군을 최대 4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다.

마감 할인 상품 구매자는 10명 중 7명이 20~30대였다. 20대가 38%로 가장 많았고, 30대 34%, 40대 16% 순이었다. 오피스와 학원가, 주택가 상권에서 인기가 높았고, 오전 시간대(47%)보다 저녁 시간대(53%) 매출이 높았다. 품목별로는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주먹밥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GS25는 마감 할인 우수점포 100곳을 살펴본 결과 소비기한 임박 상품이 70% 이상 판매됐고, 신선식품 폐기율이 11.8% 줄었다고 전했다.

GS25는 마감 할인 상품 판매량 증가 배경에 대해 최근 고물가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돋보이는 편의점 먹거리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을 꼽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높아진 물가로 편의점의 실속 있는 마감 할인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려는 고객들에게 할인 폭이 큰 중고, 마감 상품 등의 인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감 임박 할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경향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나타났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자체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의 소비기한 임박 상품 구매 고객 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95%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소비기한 임박 상품 결제거래액도 47% 이상 늘었다.

슈팅배송은 소비기한이 임박했지만 사용이나 섭취에 문제가 없는 간편식과 음료, 소스 등 가공식품과 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을 모아 기획전 형식으로 할인 판매하고 있다. 기획전에서는 소비기한이 최소 2주부터 최대 6개월까지 남은 제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고객이 많이 구매한 품목은 저장성이 높은 냉동 간편식인 치킨너겟 돈가스 만두 등과 가성비가 돋보이는 대용량 음료, 찌개 양념과 파스타 소스 등 식료품으로 전해졌다. 최다 판매 상품은 건강기능식품인 유산균 캡슐로 집계됐다.

박세환 11번가 리테일운영담당은 "유례없는 물가 부담에 가격이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최우선 요소로 작용하면서 가격 부담이 덜한 상품에 지갑을 여는 실속형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연중 선보이는 소비기한 임박 상품 물량 대부분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먹거리 씀씀이도 아끼려는 흐름이 두드러진 결과다. 먹거리 물가는 전방위 상승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25.08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4%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0%)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71.9% 뛴 사과를 비롯한 과실(36.5%)과 채소(10.7%)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외식 물가도 오름세다. 1분기 외식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오른 119.82를 기록했다. 비빔밥(6.2%), 햄버거(6.4%), 김밥(6.0%) 등 서민 외식 메뉴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외식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 규모를 회복했지만 물가 상승 여파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식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8.9% 증가한 103조2644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이 회사 집계 기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시장 규모(99조원)를 처음으로 웃돈 수치다. 그러나 이는 시장 성장이라기보다는 물가 상승 여파가 컸다는 진단이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외식업 거래량은 3.6% 증가해 같은 기간 글로벌 거래량 증가율(7.8%)의 절반 수준에 그쳐 국내 외식업이 성장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면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개입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외식 메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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